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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퍼스트앙상블 추천음악

2. 앙리 뒤티외 첼로 협주곡

by 마이퍼스트앙상블 2023.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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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뒤티에 첼로 협주곡

1. 추천 음악

Cello Concertante [Tout un monde lointain…] - Henri Dutilleux (1916~2013)

 

2022년 어느 2월,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 어느 날  갑자기 꼭 들어야 할 첼로 음악이 떠올랐습니다.

20세기 첼로 음악 중 하나인 [Tout un monde lointain...(아득한 먼 세계…)]입니다.

이 웅장하고 거침없는 연주 뒤에 숨은 우리들의 본연의 마음과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곡입니다.

 

Henri Dutilleux (앙리 뒤티외)는 20세 기 후반 활약한 프랑스의 대표적 작곡가로서 

우리에게 친숙한 라벨, 드뷔시, 메시앙과 같은 프랑스 정통 작곡가들의 계승을 이어오면서 

한편으로는 스트라빈스키, 바르톡의 영향을 받은 작곡가입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후의 다양한 음악적 영향을 조화롭게 만들어가며 

자신만의 음악어법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문학과 미술에서 작곡의 모티브를 착안하는 방법을 택한 작곡가로 유명합니다.

 

2022년 2월,  마이퍼스트앙상블 이 달의 추천음악  [Tout un monde lointain...(아득한 먼 세계…)].

1967년 세계 최고의 첼로 거장 로스트로포비치는 뒤티외에게 작품을 의뢰하게 됩니다. 뒤티외는 당시 많은 작곡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작품에 대한 열정으로 67년~70년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Tout un monde lointain...(아득한 먼 세계...)]를 완성합니다.

이 작품은 19세기 프랑스 천재 시인 Charles Baudelaire (샤를 보들레르)의 [악의 꽃]시에서 강렬한 영감을 받아 쓰여진 것 같습니다. 

5악장으로 구성된 이 곡의 각 악장은 시인의 시 한 구절로 시작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음악의 분위기를 나타내는 것이지 스토리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2. 내용

I. Énigme: Très libre et flexible 

"... Et dans cette nature étrange et symbolique" (from Poème XXVII)

“수수께끼” 라는 제목의 1악장에는 보들레르의 “이 이상하고 상징적인 자연 속에서...”라는 시 구절과 함께 조용한 첼로의 선율로 시작됩니다. 

전체 1악장 내내 첼로 연주는 강렬하고 여러 템포로 첼로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반면에 오케스트라의 다른 악기들은 요란하지 않고 서두르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후반부에 가서 첼로의 공격적인 모습은 점을 찍듯이 마무리를 합니다.

 

II. Regard: Extrêmement calme

"... le poison qui découle

De tes yeux, de tes yeux verts,

Lacs où mon âme tremble et se voit à l'envers" (from Le poison)

“시선”이라는 제목의 2악장입니다.  시 구절은 “..샘솟는 독, 당신의 눈, 당신의 푸른 눈, 내 영혼이 흔들리고 거꾸로 보이는 그 호수”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고음역에서 연주되는 첼로의 애절함이 느껴지고 무조음악인듯하지만 친숙한 음계가 들리는 유연한 형태의 작곡입니다. 

첼로 솔로 연주 내용을 다른 현악기들이 모방하면서 시 구절에 나오는 “거꾸로”로 보는 보들레르 시인의 영혼에 대한 이야기를 그대로 표현하는 듯 합니다.

 

III. Houles: Large et ample

"... Tu contiens, mer d'ébène, un éblouissant rêve

De voiles, de rameurs, de flammes et de mâts..." (from La chevelure)

“파도의 확장”이라는 제목의 3악장은 “..네가 담고 있는 흑단 바다뿐만 아니라 항해의 눈부신 꿈을 지니고. 

돛, 노 젓는 사람, 불꽃과 돛대마저 가진 눈부신 꿈에 대해..”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출발점은 바다입니다. 첼로의 다양한 화음 구성과 빠르게 움직이는 음정들의 향연에 드뷔시 음악처럼 들리기도 하며 다양한 춤을 이루는 선율이 들리기도 합니다.

 

 IV. Miroirs: Lent et extatique

"... Nos deux cœurs seront deux vastes flambeaux

Qui réfléchiront leurs doubles lumières

Dans nos deux esprits, ces miroirs jumeaux..." (from La mort des amants)

“거울”이라는 제목의 4악장은 다시 느리고 명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미묘하고 각각의 선율들이 따로 움직이며 만나는 지점이 없이 각자 분해되면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시 구절을 보면 “우리의 두 심장은 두 개의 거대한 횃불이 될 것이다. 누가 그들의 두 빛을 비출 것인가. 우리의 두 영혼 속에 있는 이 두 개의 거울 속으로..”

 

V. Hymne: Allegro

"Garde tes songes:

Les sages n'en ont pas d'aussi beaux que les fous !" (from La voix)

마지막 악장 “찬가”는 크고 화려하고 폭발함으로 시작합니다.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에서나 들어봤을 법한 내용들이 겹치면서 첼로 솔로에 다른 악기들이 겹겹히 쌓이면서 부딪힙니다. 

관악기들이 넓게 연주하는 동안 베이스의 피치카토 소리는 즐거운 움직임으로 증폭됩니다. 

5악장의 시 구절은 “꿈을 지켜라: 현명한 자는 어리석은 자들의 방법으로 아름다움을 간직하지 않아”

 

 

3. 인사

이 곡을 다 듣고 나면 잠시 멍한 상태가 됩니다. 아마도 뒤티외의 음악적 특이성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음들의 움직임과 소리의 표현 방식이 옛 고전음악의 것과 너무나 다르고 음악을 듣는 것 뿐만 아니라

시각 예술을 표현하는 것까지 나아가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는 모든 예술이 빠른 속도로 시각화, 영상화, 디지털화 되 가면서 기술과 예술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뒤티외의 음악은 이미 그 시기를 예견하고 들리는 것을 넘어 보이게 만드는 음악이 무엇인지 

그리고, 음악과 시, 미술의 영역을 뒤틀어 우주공간의 세계를 음향 하나로 만들어 버리는 과정을 여러 그의 작품에서 발현시킴으로 

음악을 듣는 우리가 조금 더 넓은 시각을 소유할 수 있도록 미래를 향해 안내하고 있습니다.

Henri Dutilleux (앙리 뒤트외)는 이 곡뿐만 아니라 다양한 피아노 소타나, 교향곡 등 그만의 음악 세계를 표현해낸 유명한 곡들이 많습니다.

그의 음악을 경험해 보며 우리가 앞으로 마주할 문화예술의 변화와 움직임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신: 로스트로포비치의 연주 음원입니다. 

        1악장부터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CUqlcaXxH3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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